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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양귀비와 클레오파트라에 관한 일화

양귀비와 클레오파트라

양귀비와 클레오파트라

양귀비와 클레오파트라는 각각 동서양을 대표하는 미인으로 유명합니다. 두 사람 모두 전하는 초상화가 없어 확실히 평가할 수는 없지만 전래되는 문헌들을 분석해보면, 선천적 조건에서는 흰 살결의 양귀비가, 개성미 면에서는 갈색 살결의 클레오파트라가 우세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은 미모를 돋보이게 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으며,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는 심리전에 능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양귀비는 처음엔 당 현종의 아들인 수왕 창의 아내로 간택되었으나, 첫눈에 반한 현종은 그녀를 귀비로 봉하고 곁에 두었습니다. 현종은 그녀를 일러 말하는 꽃' 이라고까지 했습니다. 클레오파트라도 로마의 카이사르와 사랑을 나누었으며, 그가 죽은 후에는 안토니우스를 사로 잡았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화장술에 있어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우선 양귀비는 흰 살결과 건강미, 몸매 관리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그녀는 남쪽 지방의 열대 과일을 즐기며 하얀 피부를 유지했으며, 당시 미의 기준인 삼백(이마, 코, 턱은 하얗게), 삼홍(입술, 뺨, 손톱은 붉게)을 유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반면 갈색 피부였던 클레오파트라는 개성미를 강조했습니다. 그녀는 아름다움을 가꾸기 위해 끈질긴 인내를 발휘했는데, 머리결의 윤기를 유지하기 위해 평생 머리 감고 싶은 마음을 참았다고 합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향수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습니다.


특히 클레오파트라는 미용기술이 뛰어났던 것으로 전해지는데, 현대 여성들의 화장술도 대부분 클레오파트라를 모방한 것이라 합니다. 그녀는 석간주(분말로 된 붉은 안료)로 두 뺨을 붉게 칠했고 두 손바닥에는 헤너 물감(적갈색 염료)을 발라 젊음의 홍조를 띠게끔 했습니다. 또 눈썹은 검게 칠했고, 납 속에 들어 있는 검은 방연광(연회색의 광택이 나는 광물)으로 만든 화장먹으로 눈꺼풀의 윤곽을 그렸습니다. 눈꺼풀의 윗부분은 흑청색으로, 아랫부분은 초록색으로 칠했다. 덕분에 아름다움과 우아함, 교양과 강한 기질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더욱 매력적으로 보였다고 합니다.

새끼를 키우는 수컷

수컷 해마

남성이 임신을 대신할 수 있다면 몇 년 전 근육질의 남성 배우 아널드 슈워제너거가 의사의 도움으로 임신하는 영화가 상영돼 화제를 모은 적이 있었습니다.


현대 과학에서는 아직까지 실현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막연하게나마 그런 세상을 꿈꿨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적어도 잉태의 아픔을 경험했거나 출산의 고통을 걱정하는 많은 여성들에게는 그 바람이 더욱 간절했으리라 봅니다. 그렇다면 동물의 사회는 어떨까요?


바다 속에 살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물고기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고 얼굴이 말의 모습을 닮았다 하여 해마라 부르는 동물은 수컷이 임신을 대신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수컷들은 마음에 드는 암컷을 만나면 그 앞에서 자신의 배주머니를 열어 보이며 사랑을 호소합니다. 당신이 나를 선택해준다면 이 포근한 주머니 속에 당신의 귀여운 아이들을 잘 보호하며 훌륭하게 키우겠노라고 온갖 아양을 부립니다.


결국 교미에 성공한 수컷 해마는 수정란을 뱃속에 넣어 열흘 정도 가지고 다니면서 위험으로부터 어린 새끼들을 보호합니다. 물론 수컷 해마의 배주머니 속에 젖먹이 동물의 자궁이나 캥거루의 배주머니처럼 젖꼭지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해마는 잉태의 아픔을 감수하며 암컷 대신 직접 임신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린 시절 작은 연못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물장군이라는 곤충의 부성애도 각별합니다.


수컷 물장군은 여러 암컷들과 짝짓기를 하고 그들의 알들을 모아 아예 등에 업고 다니면서 기릅니다. 늘 안전한 곳으로 다닐 뿐 아니라 알들에게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언제나 바삐 발길질을 하며 살아갑니다. 이런 경우는 해마와 물장군뿐만 아니라 다른 물고기, 새, 곤충들의 사회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새들은 대개 부부가 함께 자식을 기르고, 물고기의 경우 홀아비가 자식을 떠맡는 경우가 허다합니다.